한 달 만에 140원 빠진 환율 — 근데 뉴스가 한 달 전엔 1,600원 온다고 했었지
내린 재료는 한 번짜리거나 조건부고, 오를 재료는 아직 살아 있다. 그래서 이 하락은 추세가 아니라 되돌림으로 보는 쪽이 있다.
한 달 만에 140원
7월 2일에 1달러가 1,555원이었다. 영상 촬영 시점엔 1,415원. 한 달 만에 140원 넘게 빠졌고, 영상 말로는 10개월 만에 제일 낮은 자리라고 한다.
근데 웃긴 게, 1,555원 찍던 한 달 전엔 뉴스에 「1,600원 오나」가 떴었다. 지금 1,410원대엔 「이달 말 1,300원대」 전망이 돈다. 같은 시장이 한 달 만에 정반대를 가리키는 거다. 고점에선 더 오른다 하고 저점에선 더 내린다 하고.
전망은 가격을 따라다닌다. 이건 환율이든 비트든 똑같더라.
영상에 나온 숫자
전부 영상에서 말한 값이다. 내가 화면에서 읽은 게 아니니까 그렇게 보면 된다.
| 항목 | 값 (영상 기준) |
|---|---|
| 7월 2일 | 1,555원 |
| 촬영 시점 | 1,415원 |
| 2분기 평균 | 1,501.6원 — 분기 평균 1,500원은 1998년 이후 28년 만 |
| 7월 FOMC 표결 | 9 대 3 동결 — 인상 반대표 3명은 10년 만 |
| 발표 직후 9월 인상 확률 | 57% (금리 선물 시장) |
| 한 번에 풀린 달러 | SK하이닉스 미국 상장 조달 265억 달러 |
7월에 무슨 일이 있었나
상반기는 위기 없이 위기의 숫자를 찍었다. 3월에 미국·이란 붙고 유가 뛰면서 1,500원 돌파. 그러다 7월에 방향이 통째로 꺾였는데, 영상은 이유를 네 개로 정리했다.
하나. SK하이닉스가 미국 상장으로 조달한 265억 달러를 환전했다. 시장에 달러가 쏟아진 거다. 둘. 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금리를 올렸고, 2분기 성장률도 예상보다 잘 나와서 외국 돈이 원화 쪽에 섰다. 셋. 미국이 이란 공습을 보류하고 OPEC이 증산하면서 유가가 내려앉았다. 넷. 미국·일본이 엔화 방어에 공조하면서 아시아 통화 전체가 힘을 받았다.
여기에 8월 들어 미국 고용 지표까지 꺾이면서 달러 자체가 힘이 빠졌고. 그 결과가 1,410원대다.
왜 추세가 아니라 되돌림이라고 보나
여기가 이 영상의 값이다. 내린 이유 네 개를 하나씩 뜯으면 전부 유통기한이 있다는 거.
첫째, 265억 달러는 매달 나오는 돈이 아니다. 한 번 팔면 끝나는 일회성 물량이다. 6월 기업 달러 예금이 사상 최대였다는데, 금고에 쌓여 있던 달러가 7월에 풀린 거고, 금고는 한 번 비우면 다시 채울 때까지 끝이다. 배추 풍년으로 내린 배추값은 그 배추 다 팔리면 제자리로 간다는 비유가 딱이더라.
둘째, 미국이 안 끝났다. 7월 FOMC 겉은 동결인데 표결이 9 대 3이었다. 위원 셋이 올리자고 반대표를 던졌고, 이게 10년 만에 처음이다. 고용 지표 꺾이면서 9월 인상 확률은 지금 출렁이고 있지만, 올리자는 위원이 셋 공개돼 있다는 사실은 안 사라진다. 미국이 올리면 달러는 다시 이자를 더 주는 돈이 된다. 2022년에 위기 없이도 1,442원까지 갔던 그 문법이다.
셋째, 합의가 아직 종이 위에 있다. 유가를 끌어내린 건 공습 보류·증산·호르무즈 합의 소식인데, 이 합의가 최고지도자 서명도 못 받았다. 통행료 놓고 이란은 5~7%, 반대쪽은 3% 부르며 줄다리기 중이고, 그 사이 미국은 해상 봉쇄를 안 풀었고 사우디 유조선이 공격당했다는 소식까지 있다. 합의 흔들리면 유가 돌아오고, 유가 돌아오면 환율도 따라온다.
그리고 하나 더. 한국은 이제 경상수지 흑자를 쌓아도 예전만큼 환율이 안 내려가는 나라가 됐다는 분석이 있다. 해외 주식, 해외 투자로 빠져나가는 달러가 그만큼 커져서.
정리하면 내릴 힘은 일회성이거나 조건부고, 오를 힘은 구조적이다. 그래서 1,410원은 종착역이 아니라 정거장일 가능성이 높다 — 이게 영상의 판단이다.
틀리는 조건도 같이 깔아놨더라
이게 마음에 들었다. 방향 하나 정해놓고 끝이 아니라, 자기가 틀리는 경우를 먼저 적어놨다.
한국은행이 8월 27일 금통위에서 연속 인상으로 따라붙고, 호르무즈 합의가 안착하고, 미국 고용이 계속 식어서 9월 인상 기대가 꺼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제로 시장 한쪽엔 이달 말 1,300원대, 반대쪽엔 1,400원대 중후반 되돌림 전망이 같이 있다. 시장이 반으로 갈라져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답안지는 세 장이다. 8월 27일 한국은행 금통위, 9월 FOMC, 호르무즈. 이 셋이 환율 다음 방향을 정한다.
가설 하나, 근거 셋, 틀리는 조건, 확인하는 날짜. 영상 마지막에 이게 뉴스 해설 문법이 아니라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문법이라고 하던데, 맞는 말이다. 여기 글들도 결국 그 얘기다.
화면 볼 때 헷갈리는 것들
「환율 얼마야」도 「비트 얼마야」랑 같은 질문이다. 어디 기준인지부터 물어야 한다.
뉴스의 1,415원은 서울 외환시장 값이다. MT5에서 USDKRW를 켜면 그건 브로커가 호가하는 CFD라 숫자가 조금 다르고, 서울 시장이 닫힌 시간에도 움직인다. 밤에 MT5 보고 「환율 올랐네」 했는데 다음 날 아침 뉴스 숫자가 다르면 그래서다.
봉 하나에 찍힌 값이랑 기사에 적힌 값도 다르다. 기사는 그날 닿은 값을 쓰고 봉은 하루를 마친 값을 남긴다. 이건 비트 편에서 쓴 거랑 똑같다.
그리고 전망 기사는 방향을 안 알려준다. 1,555원일 때 1,600원 기사가 났고 1,410원일 때 1,300원 기사가 난다. 가격이 먼저고 전망이 뒤따라오니까, 전망을 볼 거면 날짜를 봐야 한다. 8월 27일, 9월 FOMC, 호르무즈. 이 셋만 달력에 적어두면 다음 급등락 뉴스에 놀랄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