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사를 한 덩어리로 묶어 보면 뉴스가 잘 읽히지 않습니다. 파운드리와 메모리 차이는 만드는 물건의 종류 차이가 아니라 사업 방식의 차이입니다. 파운드리는 남의 설계를 받아 만들어주는 위탁생산업이고, 메모리는 자기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어 시장에 파는 사업입니다.

두 사업의 손님이 누구인지, 매출이 어디서 생기는지, 그래서 실적이 흔들리는 지점이 어떻게 다른지 정리했습니다.

사업 구조에 대한 설명입니다. 특정 회사의 실적이나 주가에 대한 판단을 담지 않습니다. 본문의 점유율 수치는 집계 기관·분기·기준을 함께 적었습니다. 셋 중 하나라도 다르면 다른 숫자입니다.

1. 손님이 다릅니다

가장 빠른 구분법은 「이 회사의 손님이 누구인가」입니다.

  • 파운드리의 손님은 칩을 설계하는 회사입니다. 설계 도면을 들고 와서 「이대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합니다.
  • 메모리의 손님은 그 부품이 필요한 제조사입니다. 서버·PC·스마트폰을 만드는 쪽이 규격에 맞는 제품을 사갑니다.

파운드리는 주문이 있어야 라인이 돌고, 메모리는 만들어 놓은 물건을 시장에 내다 팝니다. 여기서부터 나머지 차이가 갈라져 나옵니다.

2. 반도체 회사의 네 가지 형태

업계에서는 설계와 생산을 각각 하느냐에 따라 회사를 나눠 부릅니다.

형태설계생산설명
파운드리안 함남의 설계를 받아 만들어주는 위탁생산
팹리스안 함설계만 하고 생산은 맡김
IDM(종합반도체)자기 제품을 자기 공장에서 만듦
OSAT안 함후공정만들어진 칩을 자르고 포장하고 시험

메모리 회사는 대체로 IDM에 해당합니다. 자기가 설계한 제품을 자기 공장에서 만들어 팝니다. 파운드리는 설계를 하지 않는 것이 사업의 전제입니다. 손님이 설계 회사이므로, 같은 분야의 칩을 직접 설계해 팔면 손님과 경쟁하는 관계가 되기 때문입니다.

3. 회사별로 어디에 속하나

회사주된 형태하는 일
TSMC파운드리다른 회사가 설계한 칩을 위탁 생산
삼성전자메모리 + 파운드리 + 설계반도체 부문 안에 세 사업이 함께 있음
SK하이닉스메모리 중심 IDMD램·낸드·HBM
마이크론메모리 IDMD램·낸드·HBM
엔비디아 · 퀄컴 · AMD팹리스설계 후 파운드리에 생산 위탁
ASML장비생산 설비를 만들어 파는 쪽

삼성전자가 표에서 유일하게 칸이 여러 개입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함께 하기 때문에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이라는 말에는 성격이 다른 사업의 결과가 섞여 있습니다. 기사에서 어느 사업 이야기인지 적혀 있지 않으면 그 문장만으로는 갈라볼 수 없습니다.

4. 파운드리 — 주문과 가동률이 축입니다

파운드리는 주문을 받아 만드는 사업이라 매출이 생기는 순서가 정해져 있습니다.

설계 회사가 주문   →   생산 라인 배정   →   제조   →   납품·매출

그래서 이 사업에서 자주 언급되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가동률 — 라인이 얼마나 차 있는가
  • 공정 세대별 매출 비중 — 미세한 공정일수록 값이 비쌈
  • 고객 구성 — 특정 손님에 얼마나 몰려 있는가
  • 설비투자 규모 — 라인을 얼마나 더 짓는가

값은 손님과의 계약에 따라 정해지므로 시장 가격표가 매일 바뀌는 식이 아닙니다. 대신 주문이 줄면 라인이 비고, 비어 있는 라인도 감가상각은 그대로 나갑니다.

공정 세대를 가리키는 「몇 나노」 같은 표기는 회사마다 붙이는 방식이 달라, 숫자만 놓고 두 회사를 곧바로 견주기 어렵습니다. 어느 공정이 언제 양산에 들어갔는지는 회사가 직접 낸 발표 자료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5. 메모리 — 값이 축입니다

메모리는 규격이 표준화된 제품입니다. 같은 규격이면 어느 회사 제품이든 대체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제품 차이로 값을 정하기 어렵고, 수급 상황이 값에 바로 반영됩니다.

  • 제품 가격 — 계약가와 현물가가 따로 집계됨
  • 출하량 — 개수가 아니라 비트 단위 용량으로 세는 것이 보통
  • 재고 — 팔리지 않은 물량이 얼마나 쌓여 있는가
  • 설비투자와 생산능력 — 라인이 늘면 공급이 늘어남

메모리 실적이 크게 출렁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같은 양을 팔아도 값이 달라지면 매출과 이익이 함께 달라집니다. 이 구조가 왜 주기적인 모양을 만드는지는 → 「반도체 사이클」이라는 말, 무엇의 주기인가

6. 그래서 실적이 흔들리는 지점이 다릅니다

구분파운드리메모리
매출의 출발점손님의 주문시장의 수급
값을 정하는 방식계약시장 가격
자주 보는 항목가동률 · 공정 비중 · 수주제품 가격 · 출하량 · 재고
안 좋을 때 나타나는 모양라인이 비는 것값이 내려가는 것
제품 규격손님마다 다름표준

두 사업은 같은 「반도체」라는 말로 묶이지만,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이유가 서로 다릅니다. 한쪽 사정이 다른 쪽과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일도 생깁니다.

7. 점유율 숫자도 같은 잣대가 아닙니다

사업이 다르면 점유율을 세는 방식도 따로 굴러갑니다. 파운드리 점유율과 메모리 점유율은 집계 기관도, 집계 대상 시장도, 기준 분기도 다릅니다. 나란히 적어놓고 「어느 쪽이 더 높다」고 읽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집계 대상집계 기관분기기준
파운드리(상위 10개사)트렌드포스2026년 1분기매출TSMC 72.3% · 삼성 파운드리 6.5%
순수 파운드리카운터포인트 리서치2026년 1분기매출TSMC 73% · 삼성 파운드리 7%
D램카운터포인트 리서치2026년 2분기매출삼성 39% · SK하이닉스 26% · 마이크론 25%
HBM카운터포인트 리서치2026년 1분기매출SK하이닉스 58% · 삼성 21% · 마이크론 21%

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같은 분기·같은 매출 기준이어도 집계 기관이 다르면 값이 어긋납니다. 2026년 1분기 파운드리에서 TSMC를 트렌드포스는 72.3%로,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73%로 적습니다. 어느 회사들을 시장 전체로 잡았느냐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둘째, 같은 기관·같은 분기여도 잣대가 다르면 값이 달라집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집계에서 2025년 2분기 HBM의 SK하이닉스 점유율은 출하량(비트) 기준 62%, 매출 기준 64%입니다. 하나는 몇 개를 냈는지, 다른 하나는 얼마어치를 팔았는지를 세기 때문에 같은 시장의 같은 회사인데도 숫자가 갈립니다.

셋째, 품목마다 집계가 나온 시점이 다릅니다. 위 표에서 D램은 2026년 2분기까지 나와 있고 HBM은 2026년 1분기까지입니다. 시점이 다른 두 숫자를 같은 때의 이야기처럼 붙여 쓰면 문장이 틀어집니다.

파운드리 점유율은 트렌드포스 2026년 6월 12일 발표(2026년 1분기 상위 10개 파운드리 매출)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분기별 순수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 자료를, 메모리 점유율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분기별 D램·HBM 매출 점유율 자료를 따랐습니다. 표에 적힌 기관·분기·기준이 하나라도 빠진 숫자를 만나면 그 숫자는 아직 확인 전이라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8. 뉴스 문장을 갈라 읽는 법

문장어느 사업 이야기인가
「가동률이 올랐다」파운드리 · 장비 쪽
「가격이 올랐다」메모리 쪽
「수주 잔고가 늘었다」파운드리 · 장비 쪽
「재고가 줄었다」메모리 쪽
「점유율이 바뀌었다」어느 시장의 점유율인지 · 집계 기관 · 분기 · 매출/출하량 기준부터 확인

같은 「반도체 회사」라는 말이 붙어도 문장에 나온 항목을 보면 어느 사업 이야기인지 대개 갈라집니다. 점유율 숫자를 볼 때 확인할 항목은 → 반도체 점유율 숫자를 읽을 때 확인할 것 3가지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파운드리: 남의 설계를 받아 만든다 · 손님은 설계 회사 · 주문과 가동률이 축
  • 메모리: 자기 표준품을 만들어 판다 · 손님은 제조사 · 값과 재고가 축
  • 팹리스: 설계만 한다 · 생산은 파운드리에 맡긴다
  •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함께 한다
  • 점유율: 파운드리와 메모리는 집계 기관·대상·기준이 달라 그대로 견줄 수 없다

「반도체」라는 한 단어로 묶여 있을 뿐, 사업으로 보면 서로 다른 업종에 가깝습니다. 문장을 읽을 때 어느 쪽 이야기인지 먼저 갈라놓으면 뒤따르는 숫자도 제자리에 놓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