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뉴스에는 「D램 가격」과 「낸드 가격」이 따로 나오고, 회사 실적 설명에서도 두 이름이 나뉘어 등장합니다. D램과 낸드 차이는 성능의 우열이 아니라 전원이 끊겼을 때 데이터가 남는지 아닌지에서 갈립니다. D램은 사라지고, 낸드는 남습니다.

두 제품이 구조부터 무엇이 다른지, 왜 한 회사가 둘 다 만드는데도 숫자가 따로 잡히는지, 뉴스 문장을 읽을 때 어느 쪽 이야기인지 가려내는 기준을 정리했습니다.

제품 구조와 용도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 글에 나오는 점유율 수치는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공개한 분기별 집계 · 매출 기준이며, 문장마다 집계 기관과 분기를 함께 적었습니다. 낸드 점유율과 가격 지수는 확인된 원자료를 붙일 수 없어 이 글에서는 수치로 쓰지 않았습니다.

1. 둘 다 메모리인데 자리가 다릅니다

메모리는 데이터를 담는 반도체를 통틀어 부르는 말입니다. 그 안에서 D램과 낸드는 서로 다른 자리에 들어갑니다.

  • D램은 지금 실행 중인 프로그램이 쓰는 데이터를 잠깐 올려두는 자리입니다. PC의 「램」이 이것입니다.
  • 낸드는 전원을 꺼도 남아 있어야 하는 데이터를 담는 자리입니다. SSD와 스마트폰 저장 공간이 이것입니다.

책상에 비유하면 D램은 지금 펼쳐놓고 보는 책상 위이고, 낸드는 책을 꽂아두는 책장입니다. 책상 위는 좁고 빠르게 손이 닿고, 책장은 넓고 손이 닿는 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한 대의 기기에 둘 다 들어갑니다.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체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그래서 「D램이 좋냐 낸드가 좋냐」는 질문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2. 전원이 끊겼을 때 — 휘발성과 비휘발성

가장 큰 차이는 여기입니다.

구분D램낸드
전원이 끊기면내용이 사라진다내용이 남는다
부르는 말휘발성 메모리비휘발성 메모리
맡는 일작업 중 데이터저장
흔한 형태PC·서버의 램 모듈SSD, 스마트폰 저장 공간, 메모리카드

「휘발성」은 전원이 없으면 내용이 날아간다는 뜻입니다. 작업하던 문서를 저장하지 않고 컴퓨터를 껐을 때 내용이 사라지는 것이 D램의 성질이고, 저장한 뒤에 껐다 켜도 파일이 그대로 있는 것이 낸드의 성질입니다.

이 한 줄만 잡아두면 나머지 차이는 대부분 여기서 따라 나옵니다. 내용을 유지하려고 계속 전기를 써야 하는 쪽과, 한 번 써 두면 전기를 끊어도 되는 쪽은 만드는 방식부터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3. 셀 구조가 다릅니다

데이터 한 칸을 담는 최소 단위를 셀이라고 합니다. 두 제품은 셀을 만드는 방식부터 다릅니다.

D램의 셀은 트랜지스터 하나와 커패시터 하나로 이루어집니다. 커패시터에 전하를 담아 0과 1을 구분하는데, 전하는 가만히 두면 조금씩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D램은 주기적으로 내용을 다시 채워 넣는 동작을 계속합니다. 이 동작 때문에 이름에 「다이내믹(Dynamic)」이 붙었고, 전원이 끊기면 내용이 사라지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구조가 단순해서 좁은 면적에 셀을 많이 넣을 수 있고, 읽고 쓰는 속도가 빠릅니다.

낸드는 전하를 가둬두는 구조를 써서 전원이 없어도 상태가 유지됩니다. 대신 쓰기와 지우기가 D램만큼 빠르지 않고, 지우는 동작이 셀을 조금씩 소모시켜 쓸 수 있는 횟수에 한계가 있습니다.

용량을 늘리는 방법도 다릅니다. 평면에 셀을 더 촘촘히 놓는 방식은 한계에 부딪혔고, 낸드에서는 셀을 위로 쌓는 방식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것을 3D 낸드라고 부르고, 몇 층을 쌓았는지가 세대를 구분하는 기준이 됩니다. 셀 하나에 몇 비트를 담는지에 따라 SLC·MLC·TLC·QLC로도 나뉘는데, 한 셀에 많이 담을수록 용량당 원가는 내려가고 견디는 횟수는 줄어듭니다.

기사에 나오는 「몇 단 낸드」·「몇 나노 D램」 같은 표현은 이 두 방향을 각각 가리킵니다. 낸드는 층수, D램은 회로 선폭 쪽으로 세대를 세는 관행이 굳어져 있어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 없습니다.

4. 그래서 속도와 용량이 갈립니다

항목D램낸드
상대적인 속도빠름느림
같은 값에 담기는 용량적음많음
쓰기 횟수 제한사실상 없음있음
전원이 필요한 이유내용 유지에 필요읽고 쓸 때만 필요

기기를 만드는 쪽은 이 둘을 조합합니다. 자주 쓰는 데이터는 D램으로 올려 빠르게 처리하고, 결과는 낸드에 저장해 전원을 꺼도 남기는 식입니다. PC를 켤 때 저장 장치에 있던 내용이 램으로 올라오는 과정이 바로 이 조합입니다.

기사에서 DDR5·LPDDR 같은 규격 이름과 함께 속도·대역폭 숫자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값은 규격을 정하는 표준화 단체의 문서에 세대별로 따로 적혀 있습니다. 세대 이름과 숫자를 짝지어 옮길 때는 그 문서에 실제로 그렇게 적혀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5. HBM은 D램 쪽입니다

AI 관련 뉴스에 자주 나오는 HBM은 D램의 한 갈래입니다. D램 칩을 여러 층으로 쌓고 데이터가 오가는 통로를 넓힌 제품군이라 분류상 D램에 들어갑니다. 낸드처럼 층을 쌓지만 쌓는 목적이 다릅니다. 낸드는 용량을 늘리려고 쌓고, HBM은 통로를 넓히려고 쌓습니다.

그래서 「HBM이 잘 팔린다」는 문장과 「낸드가 잘 팔린다」는 문장은 서로 다른 제품군 이야기입니다. HBM이 무엇이고 왜 계속 뉴스에 나오는지는 → HBM이 뭐고 왜 반도체 뉴스에 계속 나오나

같은 D램 안에서도 HBM과 D램 전체는 집계에서 따로 잡히는 경우가 많고, 회사별 순위도 다르게 나옵니다. 그 차이를 실제 숫자로 확인한 사례는 → SK하이닉스 HBM 점유율 — 어느 분기 숫자인가

6. 한 회사가 둘 다 만듭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를 함께 만듭니다. 그래서 회사 이름만 보고 「이 회사는 D램 회사」라고 나누기 어렵습니다.

다만 두 제품은 시장 집계가 따로 이뤄지고, 회사 안에서도 부문 설명이 나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쪽 제품의 사정이 다른 쪽과 다르게 움직이면 회사 전체 실적은 두 흐름이 합쳐진 결과로 나옵니다.

집계가 따로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는 D램 쪽 숫자를 보면 분명해집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집계 기준, 2026년 2분기 매출 기준 D램 점유율은 이렇습니다.

회사2026년 2분기 D램 점유율 (매출 기준)
삼성전자39%
SK하이닉스26%
마이크론25%

이 표는 D램 시장만의 숫자입니다. 같은 세 회사가 낸드도 만들지만 낸드 점유율은 별도 집계이고, 순위와 격차가 이 표와 같다고 볼 근거가 없습니다. D램 숫자를 「메모리 점유율」로 바꿔 부르는 순간 낸드까지 포함한 값처럼 읽히므로, 제품명을 빼고 옮기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뉴스에서 「메모리」라는 한 단어로 묶여 나올 때가 많은데, 그 문장이 D램 이야기인지 낸드 이야기인지 둘 다인지는 원문에 적혀 있어야 알 수 있습니다. 안 적혀 있으면 그 문장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7. 문장을 읽을 때 갈라볼 것

문장에 나온 말확인할 것
「메모리 가격」D램인지 낸드인지
「D램 점유율」HBM을 포함한 전체인지, HBM만인지
「메모리 출하량」개수인지 비트 단위 용량인지
「메모리 업체」D램·낸드 중 어느 쪽 사업 이야기인지
점유율 퍼센트어느 기관·어느 분기·매출 기준인지 물량 기준인지

마지막 줄이 특히 자주 어긋납니다. 같은 기관의 같은 분기 자료라도 매출 기준과 물량 기준은 다른 숫자가 나옵니다. 단가가 높은 제품이 섞여 있을수록 두 기준의 차이가 커집니다.

제품 이름과 집계 기준이 함께 적힌 숫자만 옮겨 적으면 나중에 다시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숫자를 읽을 때 확인할 항목은 → 반도체 점유율 숫자를 읽을 때 확인할 것 3가지

8. 정리

  • D램: 전원이 끊기면 사라짐 · 작업용 · 빠름 · 커패시터에 담긴 전하를 계속 다시 채움
  • 낸드: 전원이 없어도 남음 · 저장용 · 용량 위주 · 층을 쌓아 용량을 늘림
  • HBM: D램을 쌓은 제품군이라 분류상 D램
  • 집계: D램과 낸드는 따로 집계된다. 한쪽 숫자를 「메모리」로 바꿔 부르면 어긋난다

두 제품은 대체재가 아니라 한 기기 안에서 각자 다른 자리를 맡는 부품입니다. 뉴스를 읽을 때는 그 문장이 어느 쪽을 가리키는지부터 갈라놓고 보면 됩니다.